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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

12편 | 누수탐지 기술보다 중요한 ‘설명력’

 

 

⑫편 | 누수탐지 기술보다 중요한 ‘설명력’

누수탐지를 어느 정도 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같은 현장에서, 같은 결과를 설명했는데 어떤 고객은 고개를 끄덕이고 신뢰를 보내는 반면, 어떤 고객은 끝까지 의심을 거두지 않는다. 이 차이를 만드는 것은 장비도, 경력도 아니다. 바로 설명력이다. 누수탐지는 기술직이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기술보다 설명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이 사실을 늦게 깨달을수록 시행착오는 길어진다.

 

설명력이 중요한 이유는 누수라는 문제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벽 안, 바닥 아래에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고객은 전문가의 말을 통해서만 상황을 이해할 수 있다. 이때 “여기가 누수입니다”라는 결과만 전달하면, 고객은 그 말을 믿을 근거가 없다. 반대로 탐지 순서, 배제한 가능성, 현재 남아 있는 의심 구간을 차분히 설명하면 결과가 확정되지 않아도 신뢰는 남는다. 누수탐지에서 설명은 결과를 포장하는 말이 아니라, 작업 그 자체의 일부다.

 

초보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설명을 결과 뒤에 붙이려는 것이다. 이미 판단을 끝내놓고, 그 이유를 뒤늦게 설명하려다 보니 말이 짧아지고 애매해진다. 반면 경험자들은 탐지 과정 내내 설명을 이어간다. “지금 이 구간은 가능성이 낮습니다”, “여기까지는 소리가 이어지지 않습니다” 같은 말들이 쌓이면서 고객도 함께 판단에 참여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결과가 나왔을 때, 고객은 그것을 ‘통보’가 아니라 ‘공유된 결론’으로 받아들인다.

 

설명력은 말을 잘하는 능력이 아니다. 오히려 말을 줄일 줄 아는 능력에 가깝다.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지금 무엇을 확인하고 있는지. 둘째, 왜 이 단계를 거치는지. 셋째, 오늘 가능한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이 세 가지만 명확하면 불필요한 말은 필요 없다. 특히 “확정”과 “의심”을 구분해서 말하는 습관은 반드시 필요하다. 애매한 상황에서 애매한 말을 하면, 나중에 그 애매함이 그대로 책임으로 돌아온다.

 

결국 누수탐지에서 설명력은 기술을 전달하는 도구가 아니라, 신뢰를 쌓는 기술이다. 장비와 경험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쌓이지만, 설명력은 의식적으로 연습하지 않으면 늘지 않는다. 현장에서 한 마디 더 설명하는 습관,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질문 하나가 누수창업의 흐름을 바꾼다. 다음 글에서는 누수창업에 특히 잘 맞는 사람들의 성향을 정리해, 이 일이 나에게 맞는지 스스로 점검해 볼 수 있도록 해보겠다.